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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을 조금 편하게 처리하고 싶다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자료를 넘기면 AI가 내용을 이해하고, 전에 정리한 문서에서 지금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답을 한 번 얻는 것보다 다음에도 그 답을 이어서 쓰고 싶었습니다.

저는 맥북에서 도움이 될 서비스를 만들고, 개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블로그를 쓰며 AI 프로젝트도 진행합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그동안의 자동화 질문과 설계를 이 개인 개발·글쓰기 환경을 기준으로 정리하려 합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비서를 소개하는 글은 아닙니다. 무엇을 맡길지 고르고 실제로 만들어가는 기록입니다.

답변 다음에 남아야 할 것

처음 원한 기능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글이나 캡처를 건네면 어떤 내용인지 분석하고 관련 문서를 찾아 안내하는 것. 한국어든 외국어든 표현을 풀어 이해하고, 이미 정리해둔 절차가 있다면 그 절차부터 보여주는 것입니다.

개인 작업에 대입하면 이런 요청이 됩니다. 아래는 앞으로 비서에게 맡기고 싶은 예시입니다.

이 메모로 블로그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전에 다룬 내용과 겹치는지 확인하고, 지금 문서에서 이어 쓸 수 있는 부분을 찾아주세요.

이때 곧바로 새 초안을 길게 써주는 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존 글과 어느 부분이 같은지, 새 글에서는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미 적어둔 결론을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는 것인지, 정말 다음 글로 이어갈 만한 질문인지 구분하고 싶습니다.

개발도 비슷합니다. 프로그램의 새 기능을 만드는 일과, 전에 어디까지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일은 다릅니다. 기능 구현은 코딩 도구에 맡길 수 있지만 다음 작업을 정할 때마다 프로젝트 설명부터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비서의 모습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질문의 답만 만드는 도구에서, 제가 하던 일과 다음 행동 사이를 이어주는 도구로요.

기억할 내용은 위키에 두기로 했습니다

대화가 길어지는 것과 쓸 만한 기록이 쌓이는 것은 다릅니다. 한 대화에는 떠오른 아이디어, 검토하다 버린 방법, 확정한 결론이 함께 들어갑니다.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무엇을 지금도 따라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 기준을 위키에 두고 싶었습니다. 사람이 직접 열어 읽고 고칠 수 있는 문서에 현재의 처리 방법을 남기고, 비서는 그 문서를 확인한 뒤 설명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검토 절차라면 문장만 매끄럽게 다듬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 경험과 주장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고, 이전 글과의 관계를 살피고, 공개하면 안 되는 정보가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미 정리한 기준을 비서와 작업 도구가 같이 참고하면 질문할 때마다 검토 기준 전체를 다시 적을 필요가 줄어듭니다.

물론 위키가 있다고 자동으로 정확해지지는 않습니다. 오래된 절차를 가져오거나 비슷한 제목만 보고 다른 사례에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원한 답에는 문서 이름뿐 아니라 왜 이 문서가 관련 있는지, 지금 요청과 무엇이 다른지도 들어가야 했습니다.

새로운 예외를 무조건 규칙으로 만들지는 않기

계속 진화하는 위키라는 목표도 생겼습니다. 같은 질문이 다시 왔을 때 지난번에 확인한 내용을 활용하고, 기존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진화’는 AI가 자기 판단을 계속 정답으로 저장한다는 뜻으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 상태와 제가 확인해 다음에도 쓰기로 한 상태를 구별해야 합니다.

가령 기술 글의 기존 검토 절차에 ‘실행 예제로 확인한다’는 항목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에도 같은 항목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맞지 않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기준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글에서 어떤 확인이 필요한지 조건을 보완하는 일입니다.

새 절차에는 무엇을 해결하려 했는지, 어떤 조건에서 확인했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가 남아야 합니다. 그래야 예외가 쌓여도 위키가 서로 다른 답의 목록으로만 커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비스라는 목표를 작은 역할로 나눴습니다

질문을 이어가다 보니 바라는 모습은 자비스에 가까워졌습니다. 프로젝트별로 문맥을 알고, 해야 할 일을 챙기고, 필요할 때 제가 허용한 도구에 연결하는 비서입니다. 글쓰기뿐 아니라 개발, AI 프로젝트, 개인 일정도 한 흐름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모두 만들려 하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흐려집니다. 자료를 잘 찾는지 보기도 전에 메일과 캘린더부터 연결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말을 잘 알아듣는 것과 실제 약속을 잘 관리하는 것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 대상은 블로그·콘텐츠 비서와 이를 종합하는 일정·우선순위 비서로 좁혔습니다. 블로그 비서는 기존 문서와 글감의 관계를 보고, 총괄 비서는 그 일이 다른 일과 비교해 언제 필요한지 정리하는 역할입니다. 개발과 AI 프로젝트의 세부 위키는 같은 구조 안에 나중에 추가하려 합니다.

이미지, 음성, 모바일 입력도 최종 그림에는 남겨두었습니다. 다만 첫 단계의 성공 기준은 입력 수단의 개수가 아닙니다. 제가 건넨 요청을 기존 문서와 연결하고, 근거가 부족하면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 비서에게 기대하는 답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처음 맡길 요청의 모양도 선명해졌습니다.

  •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짧게 정리해주기.
  • 실제로 읽은 문서와 관련 있는 부분을 보여주기.
  • 기존 방법을 쓸 수 있는 조건과 다른 점을 설명하기.
  •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확정된 내용은 다시 찾을 수 있게 남기기.

모든 일을 대신 끝내주는 수준은 아직 멉니다. 현재는 맥에 비서를 띄우고 블로그와 총괄 역할의 기본 구조를 마련한 단계입니다. 실제 글을 연결해 추천이 맞는지 시험하는 일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무엇을 만들려는지는 처음보다 분명해졌습니다. 제가 바라던 개인 비서는 대화가 끝날 때마다 새로 시작하는 챗봇이 아니라, 확인한 기록을 읽고 제가 하던 일을 이어서 챙기는 비서입니다.

이어 읽기

시리즈는 순서대로, 편집 추천은 맥락대로, 비슷한 주제는 태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시리즈 전체

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1/6
  1. 1.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 1.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으려면
  2. 2.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 2. Codex 옆에 OpenClaw를 둔 이유
  3. 3.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 3. 창을 닫아도 이어지는 기억 만들기
  4. 4.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 4. 일정 비서를 가장 위에 두었습니다
  5. 5.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 5. 블로그와 총괄 비서의 첫 골격을 만들었습니다
  6. 6.개인 업무 비서 만들기 6. 실제 글 몇 개로 시작해 비서를 키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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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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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 겹치는 글입니다. 시리즈와 편집 추천에 이미 나온 글은 제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