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험을 학습 데이터로 삼는 사람이다
동료가 물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신중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어떤 일이든 직접 해보고, 옳고 틀린지 검증해보고, 증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말하고 나서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신중함은 내 장점 중 하나지만, 나를 전부 설명하지는 못했다. 신중하다는 말만으로는 내가 왜 해외에 나가고 싶어 했는지, 왜 그렇게 많은 일을 직접 해봤는지, 왜 일본어를 새로 배우고 일본 취업까지 갔는지, 왜 AI 프론티어를 따라가며 내 업무환경에 다시 적용해보려 하는지 설명되지 않았다.
나는 멈추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먼저 경험해보고, 그 경험을 다시 판단 기준으로 바꾸고, 현실적인 경로를 찾아 끝까지 도달하려는 사람에 가깝다.
그래서 이번 글은 나를 다시 설명하기 위해 쓴다.
AI라는 다른 종 앞에서 나를 더 보여주기로 했다면, 이제 그 지도 위에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써야 한다고 느꼈다. 내가 AI에게 더 잘 알려주고 싶은 것은 완성된 이력 하나가 아니다. 내가 어떤 경험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왔고, 어떤 문제 앞에서 멈추고, 어떤 흐름을 내 언어로 번역하고, 어떤 방식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다.
이전 글에서 나는 AI라는 다른 종 앞에서 나를 더 보여주기로 했다고 썼다. 그때의 나는 따뜻한 온도로 퍼져 있는 파라미터 같았다. 취향도 있었고, 감각도 있었고, 기록도 있었지만, 어떤 값들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아직 선명하게 이름 붙이지는 못했다.
이번 과정은 그 퍼져 있던 값을 다시 모아보는 일이었다. 과거의 경험부터 지금의 AI 사용 방식까지 한 번 더 정리하면서, AI가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읽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동시에 나도 나를 더 정확히 보고 싶었다.
요즘 AGI 이야기가 더 자주 들리는 것도 이 질문을 크게 만들었다.
프론티어 모델이 더 커지고, 포스트트레이닝과 데이터셋 엔지니어링이 더 중요해지고, 모델을 여러 번 돌려 검증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질수록 나는 이상하게 사람 쪽의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델이 더 많은 데이터를 먹고 더 많은 루프를 돌수록, 사람도 결국 자신이 무엇을 경험으로 남기고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는 사람인지 드러난다.
그래서 이 글은 AI에 대한 글이면서, 동시에 나에 대한 글이다.
신중함은 내 전체가 아니었다
신중함이라는 말은 편하다.
조심스럽고, 검증하고,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나는 그런 편이다. 확신이 빨리 오지 않는다. 자료를 더 보고 싶고, 한 번 더 확인하고 싶고, 내가 한 말이 어디까지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
하지만 신중함이라는 말에는 내가 움직여온 방향이 빠져 있다.
나는 확신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던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확신이 없어서 더 많이 해봤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여러 일을 해봤고, 정말 IT 일을 하고 싶은지 확인하려고 현업을 보러 다녔고,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자 그 마음을 자격증, 언어, 프로그램, 취업 절차로 쪼갰다.
그러니까 내 장점은 신중함보다 조금 더 움직이는 말이어야 한다.
검증 가능한 도달력.
아직은 이 표현이 가장 가깝다. 한 번에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목표를 현실적인 조건으로 나누고, 필요한 도구를 배우고, 여러 번 확인하면서 결국 도달하는 사람.
내 첫 번째 학습 데이터는 경험이었다
학교에 들어간 뒤부터 지금까지 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소프트웨어를 전공했지만, 처음부터 내가 정말 IT 직군을 원한다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많이 해봤다. 욕실용품을 팔았고, 다문화가정 행사 기획에 참여했고, 잡지사에서 일했고, 준공공기관과 건설현장도 경험했다. 배관설계도 해봤고, 음식점과 카페박람회에서 일했고, 카페용품을 설명하고 팔았고, 데이터 라벨링도 했다.
겉으로 보면 산만한 이력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이것들이 판단을 위한 실험이었다.
나는 책상 위에서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지 않았다. 물건을 팔아보고, 행사를 준비해보고, 현장의 몸 쓰는 일을 겪어보고, 사무적인 일과 기술적인 일을 오가면서 내가 어떤 문제에 끌리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학비를 직접 마련해야 했던 현실도 있었지만, 그 시간은 단순한 생계 활동만은 아니었다.
그 결과 한 가지 감각이 남았다.
나는 내 손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일본어도, 영어도 나에게는 목적 그 자체가 아니었다.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언어 자체보다, 그 언어를 통해 사람과 시스템 사이에 놓인 문제를 풀어내는 일이었다.
그래서 현업이 궁금해졌다.
전공지식이 실제 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고 싶어서 해외인턴을 갔고, 두 번의 인턴을 했고, 세 번의 기업견학을 했다. 창업 관련 수업에서는 신체 치수와 후기를 연결해 쇼핑을 돕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건설현장 경험은 졸업작품으로 가져와 스마트 안전장구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었다. 안전화, 안전벨트, 안전모에 센서를 붙이고 착용 여부를 서버로 보내, 감독관이 작업자별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였다.
이 경험들이 내게 남긴 것은 화려한 결과보다 하나의 방향이었다.
현실에서 불편을 겪어봐야 좋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문제를 발견해야 프로그램도 살아난다.
해외로 가고 싶었던 이유도 더 많은 문제를 보고 싶어서였다
해외인턴은 내 시야를 크게 바꿨다.
다른 문화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일해보니, 내가 알고 있던 일의 방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넓은 시야로 일하고 싶어졌다. 더 다양한 도메인과 문제를 보면, 내 사고도 더 넓어질 것 같았다.
처음부터 일본을 목표로 잡은 것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친구와 통화하다가 자연스럽게 일본에 관심이 생겼다. 영어권으로 바로 가는 길도 있었지만, 나는 여러 조건을 따져봤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완전히 멀지만은 않고, IT 전공자라는 조건을 살릴 수 있고, 일본어를 새로 배우면 현실적으로 취업까지 이어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때도 나는 막연한 꿈보다 경로를 먼저 봤다.
일본어를 배운 적은 없었다. 그래서 회화학원에 등록했고,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했다. 비자 조건을 찾아보니 일본어 능력을 증명할 자격증이 필요했다. IT 전공자라는 조건은 졸업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면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JLPT N2를 따야 했다.
N2를 취득한 뒤에도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회화는 여전히 부족했고, 일본 취업을 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서류를 내고, 회사를 찾고, 연락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다. 한국무역협회의 일본취직학교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합격했다.
그곳에서 회화능력을 보완했고, 부족한 IT 지식을 다시 채웠고, 일본의 비즈니스 매너도 배웠다.
돌아보면 이 과정은 내가 목표를 다루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나는 목표를 한 문장으로 두지 않는다. 조건으로 나눈다. 내가 가진 조건과 부족한 조건을 구분한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프로그램이나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다음 단계를 만든다.
그렇게 일본 취업에 성공했다.
일본 프로젝트에서 나는 필요한 역할을 찾아갔다
일본에서는 신입이었다.
처음부터 대단한 기술을 갖고 들어간 사람은 아니었다. 시스템 로그도 제대로 읽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반복업무만 피하고 싶었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큰 프로젝트에 계속 지원했다.
그렇게 대형 레거시 전환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무엇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찾아야 했다. 신입이었고, 언어도 완벽하지 않았고, 도메인도 낯설었다. 그런데 프로젝트에는 기존 시스템을 이해하고 새 구조로 옮기는 일이 필요했다. 나는 레거시 프로젝트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기존 구조를 읽고, 팀 설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았다. 늦게 합류한 시니어의 설계서를 검토하고 리뷰하기도 했다. 공통 권한 모듈을 특정 업무 권한에 맞게 분석하고 조정하는 부분에서도 기여했다.
내가 잘해서라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빈틈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기억에 남는 오류도 있었다. 대규모 업무 데이터를 기준에 맞게 1년치 보고서로 작성하는 기능에서 간헐적으로 문제가 생겼다. 반복 시나리오 테스트를 하며 원인을 좁혀갔다. 내부 배열을 계속 선언하면서 데이터 정렬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힙 메모리가 초과되는 구조가 보였다.
해결책은 단순히 메모리를 키우는 것이 아니었다.
데이터를 한꺼번에 쥐고 있는 방식에서 벗어나, 파이프라인처럼 흐르게 만들어야 했다. 그때 나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반복해서 재현하고, 원인을 좁히고, 구조를 바꾸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감각을 얻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오래 남았다.
나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필요한 역할을 찾고, 모르는 것을 배우고, 반복 검증으로 결국 문제의 구조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이었다.
기록은 문제 해결을 신뢰로 바꾸었다
이후 현재 업무에서도 같은 방식이 이어졌다.
새로운 도메인을 맡으면 문서만 보지 않았다. 실제 사용자가 어떤 순서로 일하는지 봤다. 화면에서 어떤 값을 넣고, 어떤 절차를 거치고, 어느 단계에서 사람의 판단이 들어가는지 따라갔다. 그다음 시스템 구조와 데이터 흐름을 같이 봤다.
반복되는 이슈를 처리할 때도 한 번 해결하고 끝내고 싶지 않았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다음에 누가 보면 더 빨리 이해할 수 있는지, 어떤 기준을 남겨야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는지 생각했다. 기록을 남기고, 기준을 남기고, 다시 쓸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려고 했다.
이 습관은 신뢰와 연결된다.
실력은 점점 상향평준화될 것이다. AI가 좋은 답을 많이 만들어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면 남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대하는지다. 어떤 문제를 직접 확인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어떤 내용을 다음 사람을 위해 남기는지.
나는 그런 방식으로 신뢰를 쌓고 싶다.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말도 다시 보게 됐다
내 장점 중 하나는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생활방식, 일하는 방식, 패션, 기술 흐름을 자주 본다. 그냥 새로운 것이 좋아서 보는 것도 있지만, 더 정확히는 그 흐름이 내 삶과 일에 어떻게 들어올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본다.
AI도 그렇게 보고 있다.
나는 프론티어를 처음 여는 사람은 아니다. 대신 프론티어를 계속 관찰하고, 그들이 쓰는 언어를 내 층위로 가져와 다시 번역하려고 한다. 예전에 썼던 것처럼, 나는 프론티어 뒤에서 대중의 앞쪽에 서고 싶다. 너무 앞선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사람도 아니고, 너무 늦게 도착해 모두가 아는 말을 하는 사람도 아닌 자리.
노정석 님의 AI Frontier EP100을 들으며 특히 걸린 것은 포스트트레이닝과 데이터셋 엔지니어링이었다.
프론티어 모델이 더 커지고, 더 많은 test-time compute를 쓰고, 더 좋은 데이터셋을 만들고, 더 세분화된 태스크를 학습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나도 내 업무환경에서 비슷한 질문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AX를 말하기 전에 내 주변의 데이터는 믿을 수 있는가.
AI를 붙이기 전에 업무 기준은 정리되어 있는가.
나중에 자동화가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가 깔려 있는가.
이 질문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프론티어의 말이 내 업무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 데이터셋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환경에서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묻게 되는 것. 나는 이런 식으로 트렌드를 배운다.
남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내 문제로 다시 번역한다.
성향 검사 자료는 나를 설명하는 다른 언어였다
이번에는 성향 검사 자료도 다시 봤다.
이 자료를 객관적인 증거로 쓰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하는 자료는 결국 내가 해온 행동이어야 한다. 다만 성향 검사 자료는 내가 반복해서 보인 행동을 다른 언어로 비춰보는 거울처럼 쓸 수 있었다.
거기에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보는 감각, 환경 적응력,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 같은 말들이 있었다. 반대로 표현이 늦거나, 혼자 오래 들고 있거나, 끝맺음이 약해질 수 있다는 보완점도 있었다.
이 말들은 내 경험과 꽤 겹쳤다.
나는 실제로 리스크를 먼저 본다. 시스템 구조와 권한, 데이터 흐름을 함께 보려 한다. 낯선 환경에 들어가면 빠르게 규칙을 읽으려 한다.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고, 그 경험을 연결하려 한다. 관계도 단순한 친밀감보다 서로의 역할과 기준을 맞추는 문제로 보는 편이다.
그리고 약점도 비슷하다.
생각이 길어진다. 검증이 무거워진다. 공유가 늦어진다. 끝맺음보다 탐구가 오래 남을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자료를 보며 다시 느꼈다.
나를 더 잘 쓰려면 장점을 키우는 것만큼, 약점을 루프로 보완해야 한다.
AI와의 대화는 나를 다시 보여준다
AI Frontier EP100에서 흥미로웠던 말 중 하나는 모델과의 대화가 그 사람이 모델을 쓰는 방향을 드러낸다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그렇다.
어떤 사람은 AI로 코드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업무 문서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공부를 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 생각을 계속 반사해본다. 모델은 같은데, 대화의 결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AI와 나눈 대화를 돌아보면 내 방향도 보인다.
나는 자주 묻고, 다시 검토하고, 백업하고, 위키로 연결하고, 글로 바꾸고, 전문가 리뷰와 디렉터 검수를 붙인다. 과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과함 안에는 내 기준이 있다. 출처를 잃고 싶지 않고, 내부와 외부를 섞고 싶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말을 공개하고 싶지 않고, 좋은 생각을 다음 사람이 다시 쓸 수 있게 남기고 싶다.
AI는 나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빨리 드러나게 하는 존재다. 내가 어떤 질문을 반복하는지, 어떤 말에서 멈추는지, 어떤 근거를 요구하는지, 어떤 비유를 끝까지 살리고 싶어 하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AI를 도반이라고 부르면서도, 다른 종처럼 느낀다.
같이 걷지만 같지는 않다. 도움을 받지만 책임을 넘기지는 않는다. 빠른 답을 받지만 마지막 기준은 내가 세워야 한다.
AI를 쓰는 장점과 위험은 같이 온다
AI를 쓰면 장점이 분명하다.
막연한 생각을 빨리 펼칠 수 있다. 여러 버전의 문장을 비교할 수 있다. 내가 놓친 반론을 볼 수 있다. 긴 자료를 구조화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을 내 업무환경에 적용해보는 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위험도 있다.
모델은 나를 잘 치켜세울 수 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대화를 오래 하다 보면 내가 생각한 것과 모델이 정리해준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너무 많은 루프를 돌리면 비용도 커지고, 결론도 늦어진다. EP100에서 말한 생성형 인지 저하 우려도 이 지점과 닿아 있다.
Fable과 Mythos를 둘러싼 보도와 레드팀 자료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성능이 커질수록 감탄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경계와 검증도 같이 커져야 한다.
그래서 AI를 쓸수록 기준이 필요하다.
이 답이 내 답인가.
이 문장은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
이 기록은 다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 자동화는 내 판단을 돕는가, 아니면 내 판단을 흐리게 하는가.
AI가 강해질수록, 나는 이 질문들을 더 자주 해야 한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현실적인 발자국을 남기는 사람이다
나는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 경험은 단순히 이력서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도메인을 보고, 다양한 문제를 만나고, 다양한 사람의 언어를 들어야 더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사업가적인 시야도 그런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고, 되고 싶은 사람은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넓게 보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 시야를 내 문제에 대입해보고, 팀과 조직의 문제에도 대입해보고, 검증하고, 해결해가면서 현실적인 발자국을 남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발자국을 혼자만 밟고 지나가고 싶지는 않다.
내가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 더 좋은 업스트림을 받아들이고, 내 환경에서 개선하고, 다시 돌려주고 싶다. 뒤처진 사람도 더 빨리 따라올 수 있게 하고 싶다. 내가 먼저 겪은 시행착오가 누군가에게 더 나은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결국 사람향일 것이다.
완벽한 정답보다,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고쳤고, 어떤 기준을 남겼는지에서 나는 향.
그래서 나는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나는 신중한 사람이다.
하지만 신중함만으로 나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나는 경험을 학습 데이터로 삼는 사람이다. 직접 해보고, 현실 문제를 만나고, 여러 도구를 배우고, 트렌드를 관찰하고, 그것을 내 언어로 다시 번역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검증 가능한 기준과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일본어도, 영어도, AI도 나에게는 같은 방향을 향한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
AI라는 다른 종 앞에서 나를 더 보여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를 넘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더 잘 쓰기 위해서다. 내 장점은 더 크게 쓰고, 내 약점은 더 빨리 발견하고, 내가 반복해서 남기는 기준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나는 아직 완성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내 경험들은 이미 충분히 많은 학습 데이터가 되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데이터를 더 잘 정리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튜닝하고,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출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이번 글은 그래서 나를 설명하는 글이기도 하지만, 나라는 사람의 파라미터를 명징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흩어져 있던 경험과 선택과 반복된 질문을 한 번 더 정리해, AI에게도 나를 더 잘 알려주고 나에게도 나를 더 잘 보이게 만드는 일.
지금의 나는 그 과정 위에 있다.
짧은 설명
- 검증 가능한 도달력: 한 번에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목표를 조건으로 나누고 여러 번 확인하며 실제로 도달하는 능력이다.
- 경험을 학습 데이터로 삼는 사람: 여러 경험을 단순한 이력으로 보지 않고, 다음 판단과 문제 해결의 기준으로 바꾸는 사람이다.
- 트렌드의 번역: 새로운 흐름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과 업무환경에 맞는 질문으로 다시 바꾸는 일이다.
- 성향 검사 자료: 이 글에서는 객관적 증거가 아니라, 내가 반복해온 행동을 다른 언어로 비춰보는 자기이해용 자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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