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준비한 채용에서 결국 평가받은 것은 나였습니다
2026년 8월 21일 금요일, 교직원 ICT 직무 채용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AI 역량평가를 준비한 뒤 세 차례의 면접을 거친 결과였습니다.
준비 과정에는 계속 AI가 있었습니다. 경험을 정리하고 문장을 고쳤으며 예상 질문과 꼬리질문을 만들었습니다. 답변 사이의 모순과 과장도 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결과를 AI로 합격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AI는 준비를 도왔고, 면접장에서는 제가 살아온 경험과 판단을 제 말로 설명해야 했습니다.
작년에는 나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2025년 9월에도 같은 채용에 지원했습니다. 당시에는 2차 면접 뒤 탈락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그 경험을 준비가 부족했다는 말 하나로 정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경력도 있었고 답변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면접관이 제 답변을 통해 어떤 사람을 만나고 있는지 충분히 느끼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도 제 경험을 하나의 방향으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준비에서는 질문을 바꿨습니다. 어떤 답이 합격에 가까운지를 묻기 전에, 제가 어떤 사람이며 실제로 무엇을 해왔는지부터 다시 확인했습니다.
변화는 새 문장보다 실제 행동에서 찾았습니다
탈락 뒤 기술 블로그를 시작하고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대학 정보시스템의 다른 업무 영역을 더 익혔고, AI와 자동화를 공부하면서도 결과를 원본과 업무 기준에 대조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금연처럼 오래된 생활 습관을 실제로 바꾼 경험도 남았습니다.
이번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는 이 변화를 말로 꾸미기보다 행동으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블로그는 공부했다는 선언 대신 남아 있는 기록이 됐습니다. 새로 맡은 업무는 도메인을 넓혔다는 근거가 됐고, 금연은 스스로 세운 기준을 생활에서 바꾼 사례가 됐습니다.
모든 변화가 채용을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면접에서 작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의지만 말하지 않고 실제로 달라진 일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AI는 준비의 빈틈을 찾는 데 유용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AI는 경험을 문항별로 나누고, 한 주장에 어떤 근거가 필요한지 묻는 역할을 했습니다. 면접 준비에서는 면접관이 의심할 만한 부분과 이어질 꼬리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성과를 크게 말하거나 조직의 상황을 단정하면 그 표현이 어떤 위험을 만드는지도 점검했습니다.
특히 도움이 된 것은 같은 말을 여러 단계에서 다시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에서 신중한 사람이라고 썼다면 AI 역량평가와 면접에서도 그 신중함이 실제 행동으로 설명돼야 했습니다. 협업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하면서 갈등 질문에서는 상대를 탓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AI가 제 답을 만들어줬다기보다, 제가 한 말이 같은 사람의 말로 이어지는지 계속 되물었습니다.
면접에서는 답보다 대화를 연습했습니다
1차 면접 뒤에는 간절함은 보였지만 답변이 딱딱하고 여유가 부족했다는 위험을 확인했습니다. 당황하면 질문이 끝나자마자 답하려는 습관도 있었습니다. AI의 조언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은 비슷했습니다. 즉답을 줄이고, 질문을 들은 뒤 잠시 생각하고, 면접관과 대화하듯 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2차와 3차에서는 준비한 문장을 모두 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질문한 사람을 보고, 먼저 우려를 인정한 뒤 제 경험과 판단을 붙이려고 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보안 사건과 조직관계 질문도 나왔습니다. 완벽하게 답하지 못한 질문도 있었지만, 모르는 내용을 아는 것처럼 밀어붙이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답변의 양이 아니라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을 정답을 제출하는 시간이 아니라, 제 경험과 가치관이 이 조직의 일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함께 확인하는 대화로 보려고 했습니다.
합격은 준비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않습니다
최종 합격은 분명 기쁜 결과입니다. 하지만 어떤 답변 하나가 합격을 만들었다고 알 수는 없습니다.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할 근거도 없습니다. 면접관의 판단과 다른 지원자, 조직이 필요로 한 역할처럼 제가 알 수 없는 조건이 많습니다.
제가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작년에는 경력을 나열하는 데 가까웠고, 이번에는 그 경험들이 어떤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는지 설명했습니다. AI는 그 연결이 약한 곳을 찾고 다시 말해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결국 평가받은 것은 AI가 만든 문장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해온 일과 바꾼 습관, 모르는 질문 앞에서 보인 태도, 그리고 대학 정보시스템 업무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 답이었습니다.
입사 후에는 말이 다시 행동으로 검증됩니다. 신입 교직원 교육에서 진행한 Fresh Eyes는 그 첫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말했던 문제 정의와 AI 활용 방식을 실제 조직의 작은 문제에 적용해봤고, 이 경험은 별도의 글로 남기려 합니다.
이어 읽기
시리즈는 순서대로, 편집 추천은 맥락대로, 비슷한 주제는 태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시리즈 전체
AI와 함께 채용을 지나온 기록1/4편- 1.AI와 준비한 채용에서 결국 평가받은 것은 나였습니다
- 2.자기소개서와 AI 역량평가에서 같은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 3.세 번의 면접에서 준비한 답보다 달라진 태도가 남았습니다
- 4.AI 시대의 채용은 무엇을 더 확인하게 될까
함께 읽으면 좋은 글
편집 추천비슷한 주제의 글
태그가 겹치는 글입니다. 시리즈와 편집 추천에 이미 나온 글은 제외합니다.
AI와 논문을 쓰고 게재불가 심사까지 받아봤습니다
AI를 활용해 대학 정보시스템 거버넌스 논문을 기획하고 경영정보학연구에 투고한 뒤 게재불가 심사를 받은 전 과정을 돌아보며, AI가 도운 작업과 대신하지 못한 연구 판단을 정리한다.
대학형 벤처 스튜디오는 데이터 거버넌스에서 시작된다
AI 발전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기존 역할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한국 대학이 VC를 흉내 내는 대신 데이터 거버넌스, 학사행정 AX, 다언어 AI 지원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와 시장 접근권을 연결하는 대학형 벤처 스튜디오로 전환할 수 있는지 정리한 글.
AI라는 다른 종 앞에서, 나는 나를 더 보여주기로 했다
AI를 다른 종처럼 느낀 두려움과 안도를 출발점으로, 흩어진 취향과 반복 자동화 작업을 AI에게 나를 더 잘 알 수 있는 지도로 건네며 나와 AI가 함께 특징화되는 과정을 쓴 개인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