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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채용에서는 세 차례의 면접을 봤습니다. 실제 질문과 답변을 순서대로 옮기려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며 기억이 달라질 수 있고, 면접의 맥락을 떼어낸 모범답안은 다른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세 번의 면접 사이에서 제 준비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남기고 싶습니다. 작년에는 준비한 내용을 빠짐없이 전달하려 했습니다. 이번에는 질문을 한 사람과 대화하며 제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람인지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답변을 많이 준비하면 덜 긴장할 줄 알았습니다

AI로 예상 질문과 꼬리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자기소개서의 문장을 하나씩 꺼내 반론을 붙였고, 답변을 짧은 버전과 긴 버전으로 나눴습니다. 같은 경험을 직무, 협업과 실패의 관점에서 다시 설명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준비한 내용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안심됐습니다. 그러나 1차 면접 뒤 복기에서는 다른 문제가 보였습니다. 간절함을 전달하려다 답변이 길고 딱딱해졌고, 질문이 끝나면 바로 말하려는 습관 때문에 여유가 부족했습니다. 생각을 분명하게 설명하려는 태도가 상황에 따라서는 고집처럼 들릴 수도 있었습니다.

AI의 조언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은 비슷했습니다. 더 많은 답변을 추가하기보다, 당황할수록 잠시 멈추고 질문 속 우려를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면접은 경력보다 함께 일하는 방식을 오래 물었습니다

면접이 이어질수록 질문은 기술 경험만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동료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지, 조직의 방향과 개인의 생각이 다를 때 어떻게 행동할지, 갈등을 겪은 뒤 무엇을 바꿨는지처럼 함께 일하는 방식을 확인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저는 문제 해결에 집중한 나머지 상대를 불편하게 했던 경험을 돌아봤습니다. 대학 정보시스템 운영 초기에 원인을 빨리 찾고 싶은 마음이 앞서, 교직원에게 책임을 묻는 것처럼 질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먼저 불편과 업무 목적을 확인하고, 필요한 작업의 순서를 함께 맞추는 쪽으로 인터뷰 방식을 바꿨습니다.

AI는 이 경험을 그럴듯한 갈등 해결 이야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가 더 중요하게 본 것은 잘못이 사라진 결말이 아니라, 문제를 고치는 방식 자체를 바꾼 과정이었습니다. 면접에서도 완벽한 사람처럼 말하기보다 실수 뒤에 무엇을 배웠는지 설명하려 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서는 판단의 깊이가 드러났습니다

3차 면접에서는 최근 다른 대학에서 발생한 정보 유출 사건과 대학 정보시스템의 보안을 연결해 생각해보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생성형 AI의 정보 유출 위험과 내부용 환경, 계정과 개인정보 관리 같은 일반적인 원칙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사건 자체와 대학 시스템의 구체적인 위험을 충분히 분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폐쇄된 환경이면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표현은 너무 단순했습니다. 외부로 나가는 경로를 줄여도 내부 권한, 계정 탈취, 단말기, 로그, 백업과 반출 절차가 허술하면 위험은 남습니다. 기업용 계정이나 학습 제외 설정도 개인정보를 입력해도 된다는 허가가 아닙니다.

이 답변의 세부 내용을 모범답안처럼 남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AI로 많은 자료를 준비한 뒤에도 모르는 사건 앞에서는 일반론으로 빈틈을 채우고 싶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려 합니다. 더 나은 태도는 아는 범위를 먼저 밝히고, 확인이 필요한 위험을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준비한 문장을 내려놓자 제 경험이 보였습니다

과거 해외 근무 경험처럼 실제 이력을 확인하는 질문도 있었고, 조직 안에서 관계를 어떻게 새로 만들 것인지 묻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이런 질문에는 외운 문장보다 그 시간을 실제로 살아온 사람의 구체성과 태도가 필요했습니다.

이번에는 즉답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질문을 들은 뒤 한 번 생각하고, 우려를 인정한 다음 제 경험과 판단을 붙였습니다. 모든 질문에 잘 답한 것은 아니지만 모르는 내용을 아는 것처럼 밀어붙이지 않으려 했습니다.

작년 면접 뒤에는 내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면접은 준비한 것을 전부 꺼내는 자리가 아니라, 상대가 알고 싶은 것에 맞춰 제 경험을 함께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AI는 수많은 답변을 만들어줬습니다. 실제로 더 큰 도움이 된 것은 그 답변을 공격하는 질문과 제 말의 빈틈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면접장에서 대화를 한 것은 결국 저였고, 준비된 답보다 달라진 태도가 작년과 이번을 갈랐다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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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는 순서대로, 편집 추천은 맥락대로, 비슷한 주제는 태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시리즈 전체

AI와 함께 채용을 지나온 기록3/4
  1. 1.AI와 준비한 채용에서 결국 평가받은 것은 나였습니다
  2. 2.자기소개서와 AI 역량평가에서 같은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3. 3.세 번의 면접에서 준비한 답보다 달라진 태도가 남았습니다
  4. 4.AI 시대의 채용은 무엇을 더 확인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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