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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채용에서는 지원자인 저도 AI를 사용했고, 전형에도 AI 역량평가가 포함됐습니다.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면접 질문을 만드는 쪽과 지원자를 분류하고 평가하는 쪽 모두에 AI가 들어오기 시작한 셈입니다.

한 번의 합격 경험으로 채용의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직접 전형을 지나오며 느낀 변화와 최근 공식 자료를 함께 보면, 앞으로 채용이 무엇을 덜 보고 무엇을 더 확인하게 될지 몇 가지 방향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원자와 채용기관이 동시에 AI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에서 취업 준비에 AI를 사용해본 청년은 42.3%였습니다. 이들 가운데 77.2%가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작성에 사용했고, 36.4%는 면접 준비에 활용했습니다.

기업 쪽에서도 공식적인 채용절차에 AI를 도입한 비율이 21.7%로 조사됐습니다. 공식과 비공식을 합치면 인사 업무에서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86.7%였습니다. 고용24도 2026년에 AI 인재추천을 고도화하고 채용 전 과정의 AI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원자만 AI를 쓰거나 회사만 AI를 쓰는 구조가 아닙니다. AI가 만든 지원서를 AI가 먼저 읽고, 그 결과를 사람이 다시 면접에서 확인하는 구조가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매끄러운 문장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맞춤법과 문장 구조를 빠르게 정리합니다. 직무기술서에서 필요한 키워드를 찾고 경험을 문항에 배치하는 일도 도울 수 있습니다. 지원서의 평균적인 완성도는 이전보다 쉽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매끄러운 문장만으로 지원자를 구분하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저는 채용 과정에서 다음 확인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자기소개서의 주장을 실제 경험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같은 경험을 역량평가와 면접에서도 일관되게 말하는가
  • 성과에서 본인의 역할과 다른 사람의 기여를 구분하는가
  •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서도 판단 기준을 설명할 수 있는가
  • AI가 제안한 내용을 확인하고 수정한 흔적이 있는가

이것은 공식 통계가 예고한 전형안이 아니라 이번 경험에서 나온 제 해석입니다. 실제로 세 차례 면접에서는 준비한 문장보다 재지원의 이유와 협업 방식, 실패 뒤의 변화가 반복해서 확인됐습니다. 서류에 적힌 좋은 표현을 실제 사람의 경험으로 되돌리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AI 활용 능력은 질문을 잘 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직업공통능력 개편에서 인공지능 활용 능력과 디지털 책임의식을 새 항목으로 제시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도 AI와 빅데이터, 네트워크와 사이버보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동시에 분석적 사고, 회복탄력성, 리더십과 협업 같은 인간 역량이 계속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두 방향은 채용에서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할 수 있는지만 묻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 어떤 정보를 AI에 넣지 않았는가
  • 결과를 무엇과 대조했는가
  • 틀린 답을 어떻게 발견했는가
  • 자동화하지 않고 사람에게 남긴 판단은 무엇인가
  • AI를 사용한 결과가 실제 업무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번 면접의 보안 질문에서 저도 이 경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폐쇄망과 기업용 계정은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것만으로 안전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AI 활용 능력에는 도구 사용법뿐 아니라 개인정보, 권한, 기록과 사람의 최종 판단을 설계하는 능력도 들어갑니다.

평가에 AI가 들어갈수록 설명 가능성이 필요합니다

기업 조사에서는 AI 채용을 둘러싼 우려로 판단 기준의 공정성, 심사 기준의 불투명성과 자기 표현의 왜곡이 제시됐습니다. 지원자 보호를 위해 평가의 정확성과 편향을 검증하고 어떤 요소를 AI가 평가하는지 미리 알려야 한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은 사람의 실질적인 개입 없이 개인정보로 내려진 완전자동화된 결정에 대해 정보주체가 설명이나 검토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구체화했습니다. 유럽연합 AI Act도 채용에 사용되는 AI를 고위험 사례로 분류하고 위험 관리, 데이터 품질, 투명성과 사람의 감독을 요구하는 방향을 세웠습니다.

AI 역량평가가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더 공정한 채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측정했는지, 지원자의 어떤 데이터가 사용됐는지, 편향과 오류를 어떻게 검증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면접도 편향될 수 있지만, AI가 개입하면 판단 기준과 기록을 더 명확히 남겨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Fresh Eyes에서 일반행정의 AI 활용 가능성을 봤습니다

최종 합격 뒤 신입 교직원 교육에서 Fresh Eyes라는 과제를 진행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대학의 불편을 관찰하고, 실제 현장을 확인해 개선안을 제안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채용 과정에서는 문제를 정의하고 현장을 확인하며 AI를 검증 보조 도구로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Fresh Eyes에서는 그 말을 작은 규모로나마 행동으로 옮겨볼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발 직무만의 기술 시연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을 관찰하고 문제의 범위를 정하며,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검토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 AI를 연결한 일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하며 앞으로는 교직원 ICT 직무뿐 아니라 일반행정 채용에서도 AI 활용 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능력은 프롬프트를 빨리 쓰는 기술만이 아닙니다. 업무의 문제를 정의하고, 넣어서는 안 되는 정보를 구분하며, AI의 결과를 근거와 현장에 대조하고, 동료가 이어받을 수 있는 제안으로 만드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이는 제가 경험한 교육에서 출발한 예상이지 확정된 채용 방침은 아닙니다. Fresh Eyes의 구체적인 조사와 제안 과정은 별도의 글로 남기고, 여기서는 채용 때 말한 AI 활용 태도가 입사 뒤 일반행정과 조직의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만 짚으려 합니다.

안정성만으로는 지원 이유를 다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 교직원 채용을 떠올릴 때 안정성과 좋은 워라밸을 먼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장점을 모른 채 지원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전형과 신입 교육을 지나며, 조직이 확인하려는 것은 그 조건을 원하는 마음만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세 차례 면접에서는 제가 이미 해온 일을 넘어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참여할지, 다른 구성원과 무엇을 함께 만들 수 있을지를 계속 생각해야 했습니다. 입사 뒤 Fresh Eyes에서도 주어진 업무를 정확히 수행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아직 정답이 없는 문제를 발견해 작은 제안으로 바꾸는 역할이 요구됐습니다.

제가 받은 인상은 대학도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주도적으로 제안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내의 익숙한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만드는 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을 기대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안정성과 워라밸을 바라는 마음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왜 이 조직에서 일하고 싶은지, 들어온 뒤 무엇을 함께 만들 것인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이번에는 좋은 직장을 원하는 사람에 머물지 않고, 제 경험과 가치관으로 어떤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말하려 했습니다.

앞으로는 완성된 답보다 이어지는 증거가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AI는 지원자가 더 좋은 문장을 만들게 하고, 채용기관이 더 많은 지원서를 빠르게 살펴보게 합니다. 양쪽의 속도가 함께 빨라질수록 한 번의 결과물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는 어려워질 것입니다.

제가 이번 채용에서 경험한 것은 여러 단계의 연결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쓴 경험이 역량평가의 성향과 맞아야 했고, 면접에서도 제 말로 설명돼야 했습니다. 합격 뒤에는 그 판단이 실제 조직생활과 문제 해결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채용에서 더 중요해지는 것은 AI를 쓰지 않은 순수한 결과물이 아니라, AI를 어디에 쓰고 무엇을 직접 확인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일을 먼저 제안하고, 그 제안을 조직의 목표와 세계의 변화에 연결하는 태도까지 함께 보게 될 것입니다.

완성된 답보다 그 답이 만들어진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안정성을 선택한 이유보다 그 안정된 기반 위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가 더 오래 남는 채용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참고자료

이어 읽기

시리즈는 순서대로, 편집 추천은 맥락대로, 비슷한 주제는 태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시리즈 전체

AI와 함께 채용을 지나온 기록4/4
  1. 1.AI와 준비한 채용에서 결국 평가받은 것은 나였습니다
  2. 2.자기소개서와 AI 역량평가에서 같은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3. 3.세 번의 면접에서 준비한 답보다 달라진 태도가 남았습니다
  4. 4.AI 시대의 채용은 무엇을 더 확인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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